[나만의 App 기획] 카카오맵(5) - 역기획과 아이데이션Ideation
이번 편 노동요는 요즘 내 출근곡이기도 하는
ScHoolboy Q - Man Of The Year
* 역기획은 보고서 하나가 나올만큼 분량이 많으니 필요한 것만 딱딱 쓰고 넘어갑니다
역기획의 제 1 목표.
기획자는 이 기능을 왜 이렇게 기획했을까? 라는 물음에 답을 내기
'길찾기' 개요
'길찾기 기능'이란 사용자가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면 그 두 장소 간의 길을 계산하여 알려주는 기능이다.
'길찾기' 기능 고찰하기
왜 대중교통에는 경유지 추가가 없을까?
카카오맵은 어디까지나 정확한 정보 제공을 첫 번째로 하는 '지도 앱'이다. 설령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더라도 신뢰감이 있게 제시하여 사용자의 믿음을 잃어서는 안 된다. 고로 대중교통에 경유지 추가 기능이 없는 건 부정확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할 확률이 높아 뺐을 가능성이 높다.
대중교통 길찾기에서 뭘 제공하길래 경유지를 추가하면 부정확한 정보가 되어버릴까?
대중교통 길찾기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위와 같다. 바로 '경로'와 '시간'이다.
먼저 경로부터 살펴보면, 대중교통은 제공하는 경로가 상당히 많다. 자전거나 도보는 도로 환경이 한정적이므로 많아봐야 3가지를 넘지 않는다. 자동차의 경우는 여러 길이 있겠지만 최단 시간을 계산해주는 내비게이션의 기능 덕분에 1가지로 수렴되기 마련이다. 대중교통은 다양한 환승지점 때문에 경로가 거미줄과 같다. 위의 스샷만 봐도 15개의 경로를 안내한다. 경유지를 추가하게 된다면 출발지에서 경유지까지 가는 경로 15개, 경유지에서 도착지까지 가는 경로 15개가 나올 수 있다. 경유지 하나 추가했다고 15x15=225가지의 경우의 수가 생기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정보는 부정확하고 혼란스러울 것이다. 대중교통에 경유지를 추가하려면 어떤 기준으로 경로를 추려서 제공할 것인가가 쟁점이된다.
카카오맵(왼쪽)과 네이버 지도(가운데)와 구글 맵스(오른쪽)의 경로를 비교해본 것이다. 카카오맵은 총 17 가지 경로를 제공하고 네이버 지도는 총 10 가지의 경로를 제공한다(네이버 지도는 직접 세야한다). 구글 맵스는 딱 4개만 제공해준다. 척봐도 카카오맵이 과하게 알려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경로 검색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카카오맵은 왜 투머치토커일까. 사용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건 긍정적인 측면이긴 하다. 또한 이 점을 내세워 다른 앱과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카카오맵을 몇 번 써보고 나면 17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길을 찾는 일은 효율성을 우선으로 하는 일이다. 사용자에게 지나친 정보 제공은 선택 과정을 지연 시켜 효율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출근길을 생각해보자. 카카오맵이 회사로 가는 길을 14가지를 주었다고 해서 우리에게 14가지의 출근길이 생기진 않는다. 그 중에서 가장 빠른 길과 여타 사건으로 빠른 길을 이용 못할 때 이용할 두 번째 출근길만 있을 뿐이다. '많으면 좋으니까' 라는 이유 외에는 크게 UX면에서 효과적인 전개는 아니다.
시간도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대중교통은 다른 이동수단(자동차, 도보, 자전거)과 달리 사용자가 수동적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길을 바꾸거나 속도를 내지 못한다. 한편으로 대중교통은 고정적이고 스케줄이 있다. 배차간격이라던가 운행 시간이 정해져 있어 안정적인 운행을 유지한다. 그러므로 사용자는―설령 실시간으로 교통 정보가 바뀜을 이해해도―대중교통에 규칙적이고 변함없는 모습을 기대한다. 상대적으로 다른 이동수단에 비해 요구하는 기대치도 높은 편이다.
이 분석을 생각하며 지난 글에 작성한 지은 씨의 여정을 떠올려보자. 그녀가 케이크를 픽업하는 시간에 따라 경로의 이동 시간은 오차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미 출발지부터 경유지까지 가는 과정에서도 오차가 발생하였다. 오차가 겹치면서 앱에서 예측한 정보와 실제 경험한 결과는 차이가 점차 커질 것이다. 사용자가 허용할 수 있는 오차는 어디까지인지 조사가 필요하겠으나 그 범위를 넘어서기 쉽상이라고 예상이 된다. 그렇다면 사용자는 앱이 제공하는 정보를 신뢰하기 힘들어진다. 정보 제공 앱의 신뢰성이 무너진다는 것은 사용자를 잃어버릴 수도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그럴 바에는 아예 제공하지 않는 방향이 더 좋을 것이다.
'경로'와 '시간'이 가지는 문제를 해결하였다고 해도 출력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경유지를 추가한다는 건 이동수단이 많다는 거다. 당연히 출력하는 내용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이를 함축적으로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고민도 반드시 동반된다.
이쯤하니 카카오맵 기획자 분들께서 왜 대중교통에서 경유지 기능을 추가하지 않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릴 수 있겠다.
하나, 사용자가 만족할만한 경로를 뽑기 힘들다.
둘, 사용자가 받아들일만한 시간의 오차를 한정하기가 힘들다.
셋, 너무 많은 정보를 표현하여 앱이 지저분해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아이데이션Ideation을 해보자.
아이데이션Ideation
사용자가 만족할만한 경로를 뽑아내기 위해 기준을 세워보자. 15가지 경로 x 15가지 = 225가지 경로가 나온다해도 사용자가 고개를 끄덕일 15가지 경로만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참고할만한 자료는 필터링 기능이다. 카카오맵은 총 5 개의 필터를 제공한다.
추천순, 최단 시간순, 최소 대기순, 최소 도보순, 최소 환승순이 그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225가지 경로를 15가지로 줄이는 기준을 세워보자.
첫 번째 기준은 시간 순으로 경로를 압축한다.
가장 빠른 길을 원하는 건 당연지사일 것이다. 지나치게 많이 걸리는 시간의 경로는 사용자가 쳐다도 안 볼 것이다. 도로 위에서 시간을 낭비하고픈 사용자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 기준은 가장 빨리 도착하는 순이다.
왼쪽의 화면을 보면 커다란 글씨로 30분이라 쓰여있고 그 오른쪽에 도착 예정 시간이 쓰여있다. 가장 빠른 길이라고 해도 도착 예정 시간이 가장 빠르리란 보장은 없다. 왜냐하면 배차 대기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배차가 적은 경로가 가장 빠른 길을 차지해버리면 당장 이용하지 못하는 그림의 떡이 된다.
세 번째 기준은 최소 환승순이다.
대중교통은 주요 활동 시간 동안 30분 이내로 환승을 하면 절감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지하철 환승은 무료라 예외다). 서울 기준으로 총 4회까지 환승을 제공하는데 만약 경유지를 이용한 경로가 4회를 넘어버리면 교통 비용이 평소보다 많이 나와 기피할 수 있다. 4회 이내의 환승하는 경로만 제공하고 4회 이내 환승이 불가한 경우 그때 출력을 하기로 한다. 또 경유지를 들렀다 도착지 가는 길에 환승할 수 있으면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기에 기존 경로 검색보다 중요도가 오른다.
최소 도보순과 최소 대기순은 필터링을 했을 시 제공하는 것으로 한다. 최소 도보의 경우는 걷는 게 불편하신 분들을 위해 필요한 기능이다. 그러나 다수의 경우 그렇게 고려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소 대기의 경우 긴 대기 시간의 부정적인 경험도 결국 빨리 도착하는 대의를 위해서라면 상쇄되기 마련이다. 크게 고려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겠다.
실제로는 카카오맵에는 이보다 더 많은 기준이 있을 것이다. 경로 하나가 제공하는 정보만해도 6가지니 말이다. 시간이 부족하니 여기까지만 고려하여 작성해보기로 한다.
경유지를 추가할 때 '실시간 교통 정보'를 고려해야하는가 싶었다. '실시간 교통 정보'가 현재부터 1시간까지만 제공하는 정보이므로 굳이 매달리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대신 대중교통은 경유지 추가를 다른 이동수단처럼 5개까지 추가하지 못할 것이다. 안그래도 오차가 커지는 것이 문제이므로 5개의 경유지는 대중교통에 있어 맞지 않을 것이다.
나는 2개까지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험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평균적으로 카카오맵 경로 안내는 5분 정도의 오차가 있어 왔다. 단순계산으로 경유지 하나가 추가 되면 2 개의 경로가 있으니 10분 정도의 오차가 있을 것이다. 3개면 15분 정도의 오차인데 감내하기에는 좀 많은 오차다. 경유를 하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기도 해 2개, 많게는 3개까지는 제공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실시간 검색을 보조하기 위해 경유지부터 새로 길찾기로 연결시켜주는 버튼을 추가하면 어떨까 싶다. 그렇게 되면 오차는 더 줄어들 것이며 사용자는 편한 길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경유지까지 간 경로도 이미 지나온 경로이기 때문에 더 사용할 일이 없다.
경로를 가던 도중에 내가 봐왔던 시간과 경로를 고정시킬 수 있는 버튼도 있으면 좋으리라 본다. 길찾기 기능은 현재 사용자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 모든 검색을 초기화하고 어플리케이션에 내재된 기준을 따라 검색을 한다. 그러므로 과거의 경로를 고정시켜둔다면 좀 더 내 상황에 맞춘 경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경로가 많아질 것이므로 아코디언 메뉴를 사용하여 함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화면을 만들어야한다.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
새로 길찾기로 연결시켜주는 버튼은 메뉴를 확장시켰을 시 뜨도록 하면 되겠다. 이 기능은 경유지에서 도착지까지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재빠르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니 그 기능이 필요할 때만 나오도록 하면 되겠다.
시간 고정 버튼은 위치가 애매하다. 네이버의 경우 오른쪽 위가 '압정' 버튼으로 통일되어있지만 카카오맵은 버스 경로를 위한 승하차알람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자리가 시간의 오른쪽이다. 어차피 시간을 고정한다는 의미이므로 시간과 가까운 자리가 직설적으로 보였다.
마치며
길찾기를 처음부터 목표로 삼았으면 IDI 등으로 근거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막상 만들며 보니 내 경험이 태반이다. 괜찮아, 어차피 내 입맛의 앱이니까. 빠른 수긍
다음 시간은 쉬어가는 느낌으로 디자인 시스템에 대해 정리하고 그 다음 글에서 본격적으로 기능을 구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