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UX/UI의 10가지 심리학 법칙, 존 아블로스키 지음, 이미령 옮김, 출판사 책만(2022년 8월 10일 4쇄)>의 내용과 본인의 생각을 정리한 글입니다.
원작자 홈페이지
Postel’s Law | Laws of UX
Be liberal in what you accept, and conservative in what you send.
lawsofux.com
주제 : #UX #인지심리학 #상호작용 #입력
포스텔의 법칙Postel's law
앞선 법칙들이 심리학에 기반을 둔 법칙이었다면 이번 법칙은 기술 약관에서 UX로 발전한 법칙이다(법칙보단 철학에 가깝긴하다).
컴퓨터 과학자 존 포스텔Jon Postel이 프로그램 간의 상호작용을 위한 규약을 구현하면서 스스로 견고함의 원칙Roubustness Principle이라고 명명한 법칙을 적용했다. 내용은 이렇다.
자신이 행하는 일은 엄격하게 하고, 남에게 받는 것은 너그럽게 받아라.
즉, 명세(또는 규칙)를 따르지 않은 입력이라도 그 내용이 큰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입력을 받을 수 있도록 너그럽게 허용하라는 의미다. UX에서는 사용자의 패턴과 변수를 파악하고 많은 것을 아우를 수 있는 설계를 하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상호작용할 때 상대방이 딱딱하지 않을수록 사용자는 긍정적인 경험을 얻는다.
일례로 우리도 말투가 군대 말투인 직원과 부드럽고 언제나 웃는 직원을 만난다고 할 때, 당연히 후자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너무 다 받아주는 것도 곤란하지만 친절하고 내 요청을 잘 들어주는 직원에게 마음을 더 쏟게 된다.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부분을 설계할 때 이 점을 고려해보아야한다.
다만 포스텔의 법칙을 반영한 UX 디자인을 프로그래머가 설계하려고 하면 상당히 피곤할 것이다. 이른바 예외처리를 일일이 프로그래밍해야하기 때문이다.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그리 달가운 법칙은 아니다. 그럼에도 포스텔의 법칙은 사용자와 콘텐츠 간의 소통을 디자인으로 연결하는 법칙이기에 개발량이 늘어난다고해서 좌시해선 안되는 법칙이기도 하다.
사례
포스텔의 법칙은 사용자에게 융통성을 발휘하여 그들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콘텐츠가 주요 사례로 꼽힌다. 단순히 편한 것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콘텐츠 개발자는 엄격한 형식과 틀과 시스템을 갖추어야한다.
대표 예시로 애플의 Face ID가 있다. Face ID는 얼굴만 핸드폰에 갖다대도 잠금이 해제된다. Face ID는 호불호가 좀 있을지라도 UX면에서는 혁신적이다. 화면을 켜고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해제하는 작업이 화면을 켜지 않아도 해제하는 작업으로 순식간에 단축되었다. 또한 융통성을 발휘하여 크게 벗어나지만 않는다면 여러 상황에서도 핸드폰을 해제할 수 있게해주는 관용도 베풀어준다. 보안은 매우 엄중하고 치밀해야하기 때문에 이런 간편함이 깃든 UX는 쉽게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이다. 그만큼 애플 개발진들은 철저하게 이 기능을 다룰 것임이 쉽게 예상된다.
모바일에서 보는 웹과 앱 화면 구성도 포스텔의 법칙과 관해 구성해볼 문제다. 핸드폰과 태블릿은 기종마다 다르고 화면이 가로냐 세로냐에 따라 사용자가 보는 화면이 다르다. 사용자에게 하나의 화면만 고정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는가하면 포스텔의 법칙을 적용해 각각 화면에 맞춰 다른 화면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다. 앞서 말했듯 개발자들이 일을 많이 해야하지만 그만큼 사용자는 서비스 이용에 편함을 느끼고 서비스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얻는다.
우아한 성능 저하 전략graceful degradation과 대조를 이루는 점진적 향상 전략progressive ehancement도 포스텔의 법칙의 예시로 볼 수 있다. 우리 주변엔 우아한 성능 저하 전략이 많다. 핸드폰으로 인터넷에서 고해상도의 사진을 본다고 하자. 핸드폰 기종과 데이터 전송 속도에 따라 사진을 받아보는 시간이 달라질 것이다. 그렇다고 안 보여줄 순 없으니 사용자에게 저해상도의 사진이라도 보여준다. 고해상도 사진을 로딩하는 것이 콘텐츠 제공에 문제가 된다 판단하면 아예 제공해주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고퀄리티 제품에 초점을 맞추어 저퀄리티를 후순위로 두는 설계 방식을 우아한 성능 저하 전략이라 한다. 반대로 점진적 향상 전략은 저해상도의 사진을 먼저 보여주고 성능이 괜찮다 싶으면 고해상도로 바꿔준다. 두 전략 모두 저해상도의 사진이 출력되는 건 동일하지만 사용자를 향한 접근법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당연히 점진적 향상 전략은 다양한 기종의 사용자를 포괄할 수 있다. 실제로 범용성 높은 앱 개발을 위해 발매가 오래된 기기의 해상도에 맞춰 UXUI를 설계하고 최신 기기에 맞추는 경우는 업계에 퍼져있다. 이는 대기업으로 갈수록 그 사례가 많다.
설계에서 고려할 점
이 법칙도 반론이 있다. 예외를 허용할수록 프로그램을 불안하게 만들고 나중에 수정을 할 때 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프로그램은 데이터를 정확하게 처리해야한다. 그런데 프로그램이 먼저 예외 사항을 만들어두는 것이니 이런 반론이 나오는 건 타당하다. 예외 사항을 위한 규칙도 따로 제정해야하므로 비용은 추가로 들고, 보수할 때 이 점도 고려해야하므로 또 추가가 된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어떤 건 허용해주는데 어떤 건 허용해주지 않을 때 긍정적인 경험이 부정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 콘텐츠 마음대로 라는 인식이 박히는 포스텔의 법칙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그러므로 포스텔의 법칙을 적용하기 위해선 설계 면에서 온갖 상황을 고려해보아야하고 철두철미하게, 내가 행하는 일에는 엄격하게 대해야한다. 모든 프로그래머들이 포스텔의 법칙을 환영하는 입장이라 한다면, 이 법칙은 UXUI 디자이너의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도 있다.
정리
UXUI 디자이너는 다양성을 포괄하기 위해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해봐야한다. 포스텔의 법칙을 고민해볼수록 포용할 수 있는 사용자의 수는 증가한다. 그러므로 UXUI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법칙은 콘텐츠가 성공할 확률을 높이는 법칙이기 때문이다.
사용자도 자신의 인간적인 변수를 반응해주는 서비스를 좋아하는 건 당연하다. 인간친화적인 디자인을 목표로하는 서비스라면 이 법칙을 기억해야한다.
'User Experience > 사용자의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UX 심리학] 사용자가 우리의 서비스를 판단하는 순간 - 피크엔드 법칙 (1) | 2023.10.16 |
---|---|
[UX 심리학] 효율적인 전달을 위해 정보를 묶으세요 - 밀러의 법칙 (0) | 2023.09.27 |
[UX 심리학] 정보가 너무 많으면 곤란해요 - 힉의 법칙 (0) | 2023.09.25 |
[UX 심리학] 상호작용을 위한 크기와 거리를 고려하자 - 피츠의 법칙 (0) | 2023.09.18 |
[UX 심리학] 사용자를 망신시키지 마세요 - 닐슨 노먼 그룹 (0) | 2023.09.12 |